새 떼가 와도 손 흔들고 팔 벌려 웃고 사람이 와도 손 흔들고 팔 벌려 웃고 남의 논 일을 하면서 웃고 있는 허수아비 풍년이 드는 해나 흉년이 드는 해나 - 논두렁 밟고 서면 - 내 것이거나 남의 것이거나 - 가을 들 바라보면 - 가진 것 하나 없어도 나도 웃는 허수아비 사람들은 날더러 허수아비라 말하지만 손 흔들어주고 숨 돌리고 두 팔 쫙 벌리면 모든 것 하늘까지도 한 발 안에 다 들어오는 것을 - 허수아비 / 조오현 무산(霧山) 스님의 다비식이 어제 건봉사에서 열렸다. 속명을 따라 오현 스님이라고도 한다. 시인이기도 한 스님의 선시(禪詩)는 수도 정신의 높은 경지를 보여준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핵심을 드러낸다. 스님은 거침없는 언행으로 무애의 삶을 살았다. "가장 승려답지 않으면서, 가장 승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