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주 가난해도 그래도 행복한 편이다. 돈은 아내가 벌고 나는 놀면서 지내니까! 오십세살이니 부지런한 게 딱 싫고 그저 KBS 제1FM방송. 이 방송은 거의가 고전음악인데 고전음악광인 나는 그래서 행복의 진짜 맛이다. 막걸리 한 되 한 병을 매일같이 마누라가 사준다. 한 병을 정오에 사면 6시까지 가니 어찌 탓하랴? 나에겐 내일도 없고 걱정거리랑 없다. 예수님은 걱정하지 말라 하셨는데 어찌 어기겠습니까? 행복은 충족이다. 나 이상의 행복은 없고, 욕망이라고는 없으니 그저 하나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 나의 행복 / 천상병 시인의 나이 쉰셋이면 1982년에 쓴 시로, 의정부 장암동에 있던 허름한 집에 살던 시절이다. 여느 시와 마찬가지로 일체의 기교가 들어가지 않은 천진난만함 그대로다. 천상병표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