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첩장 2

청첩장

‘청첩장(請牒狀)’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결혼이나 좋은 일에 남을 초대하는 글발’이라고 나와 있다. ‘첩(牒)’이라는 한자가 편지나 서찰의 의미를 갖고 있으니 초청하는 글이 청첩장의 원뜻이다. 그런데 ‘첩’과 ‘장’은 중복되는 의미가 있으니 그냥 ‘청첩’이라 해도 같은 뜻이다. 딸 결혼을 앞두고 청첩장을 보내고 있다. 우편으로 부치기도 하고 직접 대면하여 전하기도 한다. 전화를 걸고 소식을 알리고 주소를 묻는 일을 여러 군데 해야 하는데 여간 신경이 쓰이는 일이 아니다. 우선 누구에게 청첩장을 주어야 하는지 목록을 만드는 게 만만치 않다. 이 사람한테 보내면 괜히 부담을 느끼지 않을까, 실례가 되지 않으려면 상대편 마음까지 헤아려야 한다. 반대로 연락을 하지 않아 섭섭해 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주는..

길위의단상 2011.08.20

어떤 청첩장

오늘 아침 우편함에서 B 씨의 편지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B 씨와는 거의 30 년 전에 같이 근무했었는데 전근을 가며 헤어진 후로는 서로 연락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디서 근무하는지 가끔 궁금한 생각이 드는 정도였지 꼭 만나고 싶을 정도로 가깝지는 않았다. 만약 그랬다면 어떤 식으로든 근무처를 알아내서 서로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B 씨로부터 온 것은 자녀 결혼에 대한 청첩장이었다. 물론 B 씨의 연락이 무척 반가웠지만 한 편으로는 씁쓰레한 기분도 들었다. 나를 기억해 주고 연락해 준 것은 고마운 일이나 미리 전화 한 통이라고 주었다면 훨씬 더 기분이 좋았을 것이다. 그냥 달랑 청첩장 한 장만 들어있는 봉투를 보며 솔직히 약간은 불쾌한 기분도 들었다. 상대방을 배려한다면 짧은 메모라도 남겼어야 ..

길위의단상 2006.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