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들어오는 전깃줄 하나 날갯죽지 맞대고 촘촘히 앉아 도무지 알아듣지 못할 소리로 이른 아침부터 시부렁거렸지 저새끼좆나게늦잠자네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니기미씨팔니기미씨팔 하는 것 같기도 해서 야야, 오늘은 일요일이야 늦잠 좀 자면 안되겠나 사정도 해쌌는데 그 사이 세월이 얼마나 흘렀다고 흐릿한 눈 비비고 보고 닦고 봐도 텅 빈 전깃줄엔 눈물만 그렁그렁 달려 있어 니 어디 갔노, 안 보이네 어이, 씨팔 제발 다시 돌아와 그때처럼 니기미씨팔니기미씨팔 욕 한번 신나게 해주면 안 되겠나 - 제비 / 최종진 그 많던 제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 시절 제비는 새가 아니라 식구였다. 제비는 꼭 사람 사는 집에다 자기들 집을 지었다. 어느 해는 하필 밥 먹는 자리위에 제비집을 만들어 놓고는 우리들 저녁 먹는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