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마을 9

하회마을 느티나무(2)

하회마을에 들를 때면 이 나무는 꼭 보고 간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가면 만나는 하회마을의 중심 나무다. 이곳에 삼신당(三神堂)이 있는데 마을에 있는 세 사당 중 하나다. 정월 대보름 밤에 마을의 안녕을 비는 동제(洞祭)를 상당과 중당에서 지내고, 다음 날 아침에는 여기서 제를 올린다. 그리고 하회별신굿탈놀이가 시작된다. 우리 민속에서 삼신할미는 출산과 육아를 관장하는 조상신이다. 아기를 점지해 달라고 삼신께 비는 모습을 어릴 때 보았다. 하회마을의 삼신당도 그런 기능을 했을 것이다. 수많은 외지인이 들락거리는 지금은 나무 둘레에 온갖 소원을 적은 흰 종이가 빼곡하다. 삼심할미가 계신다면 아르바이트생이라도 고용해서 저 민원을 처리해야 할 것 같다. 거대한 나무의 밑동을 볼 때마다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

천년의나무 2013.05.04

봄날의 기념사진

서울 선유도공원에서 옛 동료와.... 안동 하회마을에서 어머니와.... 들로 산으로 씩씩하게 다니신다는 어머니가 평지길에서는 힘들어 하신다. 어디 놀러가자고 했을 때 자꾸 사양하신 이유를 알 것 같다. 당신의 약한 모습을 자식에게 숨기고 싶으셨을 게다. 노약해가는 부모님 모습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고향 밭에서, 일은 하지 않고 폼만 쟀을 뿐....

사진속일상 2013.05.04

부용대 소나무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 선생은 옥연정사(玉淵精舍)를 짓고 주변에 소나무를 심었다. 그 기록이 선생이 쓴 '소나무를 심고[種松]'이라는 시로 남아 있다. 스무아흐렛날 자제들과 재승(齋僧) 몇 사람을 시켜서 능파대 서쪽에 소나무 삼사십 그루를 심었다. 내 일찍이 백낙천의 '소나무를 심고'란 시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시에 이르기를, '어찌하여 나이 사십이 되어 몇 그루 어린나무를 심는가 인생 칠십은 옛부터 드물다는데 언제 나무가 자라 그늘을 볼 것인가' 하였다. 올해 내 나이 예순셋인데 새삼 나무를 심었으니 내가 생각해도 웃음이 저절로 나온다. 떠오르는 감상을 재미삼아 몇 구절 시로서 옮겨본다. 북쪽 산 아래 흙을 파서 서쪽 바위 모퉁이에 소나무 심었네 흙은 삼태기에 차지 않고 나무 크기 한 자가 되지..

천년의나무 2011.11.18

옥연정사 소나무

옥연정사(玉淵精舍)는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 1542-1607) 선생께서 후년에 거처하신 가옥이다. 안동 풍천면 하회마을 낙동강 건너편 부용대 자락에 있다. 살림을 사는 집이 아닌 서애 선생만의 학문과 만남의 독립 공간이었다. 옥연정사는 1576년에 집짓기를 시작해서 10년 만에 완공되었는데, 집 지을 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을 때 탄홍(誕弘)이라는 스님이 도와주어서 지을 수 있었다고 한다.1605년 낙동강 대홍수로 하회의 살림집을 잃고 이곳에 은거하며 징비록을 저술했다. 선생이 쓴 '옥연서당기(玉淵書堂記)'에 보면 집을 지은 당시의 선생의 소회가 드러나 있다. '사슴, 고라니 같은 내 천성은 산야에 삶이 알맞지 시정간에 살 사람이 아니었다. 중년에 망령되게도 벼슬길에 나아가 명예와 이욕을 다투는 ..

천년의나무 2011.11.18

경북 북부지역 가을 여행

지난 주말(2011. 10. 22.), 경떠모 회원들과 경북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1박2일의 여행을 했다. 이번 여행의 주제는 '내성천 이야기'였다. 고향에 미리 내려와 있던 나는 풍기에서 다섯 명의 일행과 합류했다. 전날 저녁부터 내리던 비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풍기에서 갈비인삼탕으로 점심을 하고 순흥으로 이동해도호부 터를 찾았다. 옛 청사 자리에는 지금 순흥면사무소가 자리 잡고 있고 그 옆에 관원들의 쉼터로 썼다는 정원이 일부 남아 있다. 연못을 파고 봉도각(逢島閣)이라는 정자도 세웠다. 그러나 지금 인간의 흔적들은 모두 사라졌고 노목들만이 남아 세월의 무상함을 말없이 전해주고 있다. 오늘 같이 비 내리는 가을에 더욱 어울리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죽계천을 따라 피끝마을로 갔다. 1456년,..

사진속일상 2011.10.28

하회마을 소나무

안동 하회마을에 있는 나무들 중 하나다. 옛 초등학교 자리의 넓은 빈 터에 있어 강변길을 걷다 보면 쉽게 눈에 띈다. 모양새가 아담하며 균형이 잘 잡혀 있다.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는데 수령은 약 400 년 정도 되었다. 키는 6 m이고, 줄기 둘레는 1.5 m이다. 가까이서 보면 줄기가 살아 움직이듯 용틀임을 하는 모습이다.이런 소나무를 보통 용송(龍松)이라고 부른다.나무가 더 크면 두려운 기운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 나무는 아직 그렇지는 않다. 윗 줄기를 보면 마치 근육 자랑을 하는 청년의 팔뚝처럼느껴진다. 떠나면서도 자꾸 뒤돌아보게 되는 예쁜 소나무다.

천년의나무 2010.02.03

하회마을 느티나무

하회마을에 있는 많은 나무들 중에서 이 느티나무가 가장 오래 되었으면서 또한 마을을 대표하는 나무다. 풍산 류씨가 이곳에 터를 잡았을 때 심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나이는 600살 쯤 되었다. 풍수지리적으로도 이 나무는 마을의 혈(穴)에 해당되는 위치에 있는데, 정월 대보름이면 이곳에서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동제(洞祭)를 올린다고 한다. 이 나무는 삼신당(三神堂) 신목(神木)으로 불린다. 삼신할머니는 아기를 점지해주고 출산과 성장을 돕는 우리 전통의 신앙 대상이다. 아기를 갖지 못하는 여인네들의 애달픈 비손을 이 나무는 얼마나 많이 지켜보았을 것인가. 지금도 나무 둘레에는 관광객의 소원을 적은 흰 종이가 빼곡히 매달려 있다. 그래선지 나무의 생김새도 삼신할매 마냥 푸근하고 넉넉하다. 밑에서부터 왕관 모양..

천년의나무 2010.01.28

만송정 솔숲

안동 하회마을 부용대 쪽 강변을 따라있는 소나무숲이 만송정 솔숲이다. 조선 선조 때 겸암(謙菴) 류운용(柳雲龍) 선생이 부용대의 기를 누르고 바람과 모래를 막기 위한 다목적용으로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만송정(萬松亭)이라는 이름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원래는 솔숲에 정자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러므로 이 숲은 400 년이 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지금 보는 소나무들은수령이 백년 내외가 된다. 따라서 후대에 다시 조성한 소나무일 것이다. 하회16경(河回十六景) 중에 송림제설(松林霽雪)이 있는데 이는 눈 덮인 만송정의 솔숲을 가리키는 말이다. 꼭 겨울이 아니더라도 이 솔숲은 하회마을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이 솔숲이 없다면 마을이 얼마나 썰렁할지는 부용대에 올라 바라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더..

천년의나무 2010.01.22

하회마을과 부용대

나무를 보러 하회마을을 찾았다. 몇 주째 계속되던 추위가 누그러진 날이었다. 그래도 이런 날 나들이하려는 사람은 별로 없는가 보다. 눈 쌓인 주차장은 썰렁하고 셔틀버스는 손님이 없어 움직이려고 하지 않았다. 하회마을은거의 십년 만에 다시 찾은 것 같다. 전에는 마을 입구까지 차가 들어갔는데 이젠 약 1 km전에 주차장과 장터가만들어졌고 관람객은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거리다. 나는 강변을 따라난 숲길을 따라 걸어서 들어갔다. 호젓한 눈길에 기분이 상쾌했다. 하회마을은 풍산(豊山) 류씨(柳氏)가 600년간 살아온 터전이다. 그 전에도 사람들이 살았겠지만 본격적으로 집성촌이 이루어진 것은 풍산 류씨에 의해서란다. 서애 류성룡 선생도 이 마을에서 태어났다. 한창 때는 300 ..

사진속일상 2010.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