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연분홍의 시절 시절을 기억하는 고약함이여 저 나무 아래 내 마음을 기댄다네 마음을 다 놓고 갔던 길을 일테면 길이 아니고 꿈이었을 터 아련함으로 연명해 온 생애는 쓰리더라 나는 비애로 가는 차 그러나 나아감을 믿는 바퀴 살아온 길이 일테면 자궁 하나 어느 범박한 무덤 하나 찾는 거라면 이게 꿈 아닌가, 더러 돌아오겠다 했네 어느 해질녘엔 언덕에도 올라가고 야산에도 가고 눈 쓰린 햇살 마지막 햇살의 가시에 찔려 그게 날 피 흘리게 했겠는가 다만 쓰리게 했을 뿐 했을 뿐, 그러나 한때 연분홍의 시절 꿈 아닌 길로 가리라 했던 시절 - 꽃핀 나무 아래 / 허수경 독일로 간 허수경 시인이 암으로 투병중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고고학을 공부하러 먼 나라로 가서 남달랐던 시인이었다. 생의 허무와 애상을 노래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