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자가 장자에게 말했다. "그대 말은 쓸모가 없다." 장자가 말했다. "그대가 무용을 안다니 비로소 유용을 더불어 말할 수 있겠네. 대저 지구는 넓고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지만 사람이 사용하는 것은 발자국을 용납할 정도뿐이네. 그렇다고 쓰지 않는 발자국 주변의 땅을 황천까지 굴착해 버리면 사람들이 오히려 유용하다 하겠는가?" 혜자가 말했다. "무용하다고 하겠지." 장자가 말했다. "그런즉 무용한 것도 유용한 것이 분명하다네." 惠子謂莊子曰 子言無用 莊子曰 知無用 而始可與言用矣 夫地非不廣且大也 人之所用容足耳 厠足而塾之 致黃泉 人尙有用乎 惠子曰 無用 莊子曰 然則 無用之爲用也亦明矣 - 外物 7 무용지용(無用之用)을 말함에 이만큼 적절한 비유가 있을까. 걸어가는데 필요 없다고 발자국이 닫는 부분만 남기고 파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