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두타연에 다녀오다

샌. 2009. 7. 20. 16:28



경춘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양구 가는 길이 빨라졌다. 서울에서 양구까지 두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전에 양구라면 강원도에서도 오지에 속했다. 벌써 20년 전의 일이지만 당시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양구까지 가는데 거의 하루 종일 걸렸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지금은 양구로 접근하는 도로도 좋아졌고, 양구 역시 예전의 지저분한 도시가 아니었다. 마치 읍 전체가 리모델링 한 것처럼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히말라야 팀 여덟 명이두타연에 다녀왔다.강원도 양구군에 있는 두타연(頭陀淵)은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에 있지만 현재 일반에 개방되고 있다. 다만 사전에 신청을 하고 인솔자를 따라 출입할 수 있다. 두타연은 예전에 이곳에 있었던 두타사(頭陀寺)라는 절에서 연유된 이름이라고 한다. 양구명품관에 모인 차량 10여 대는 9 시에두타연으로 출발했다.

 



두타연 입구에서 관람객들이 이곳 지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앞에서 설명하는 문화해설사는 일본인으로 우리나라에 시집 오신 분이다. 친절하고 진지하신 모습이 참 보기에 좋았다. 언젠가 TV에서 소개된 그분이 맞는 것 같다.

 





이 물은 금강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수입천의 지류다. 장마철이어서 수량이 많았고, 물 흐르는 소리도 요란했다. 이곳은 열목어의 최대 서식지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자연 상태 그대로의 환경이었다. 남북분단과 전쟁의 여파로 국토는 두 동강이 났지만, 이곳 DMZ는 50 년 이상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시자연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고통의 땅이 축복의 땅으로 거듭난 것이다.

 



천을 따라 나 있는 이 도로는 예전에 금강산으로 가는 국도였다고 한다. 지금은 일반차량 통행이 끊어졌고 도로는 비포장이지만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우리는 차를 타고 북쪽으로 4 km 정도 더 올라가 보았다. 여기서 20 km만 더 가면 금강산이라고 한다.

 

우리는 1 시간여 정도 두타연 둘레를 산책했다. 두타연이 뛰어난 경치는 아니지만두타연과주변의 때묻지 않은 싱싱한 자연의 모습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감사한 풍경이었다.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자연은 살아있는 에너지와 생기로 가득했다.

 



평화의 댐에서 준비한 점심을 먹었다. 평화의 댐이라고? 내내 물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저 거대한 구조물이 말해주는 것은 무엇일까? 거대한 폭력과 사기극, 거기에 순응하며 들러리 서기. 그저 부끄러울 뿐이다.

 





화천으로 나가다가 해산[日山]에 올랐다. 원래 오르려고 했던 산은 휴식년제로 출입이 금지되어 엉뚱한 산을 오르게 된 것이다. 해발 높이가 1,145 m지만 고개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정상에 이르는데 1시간 3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사람이 별로 찾지 않은 산이어서인지 길은 흐릿했고 습기를 머금은 산은 축축하고 음습했다. 장마철이라곤 하지만 '빛의 산'이라는 이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하산 도중에 두 사람이 실종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춘천으로 나와서 시내에 있는 부안막국수에서 막국수로 저녁을 먹었다. 유명한 맛집답게 국수맛이 좋았다.올 때처럼

다시 경춘고속도로를 타고 귀경했다.축지법을 쓴 듯 서울이 가깝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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