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초라하고 비루해질 때, 인간과 자신에 대한 실망으로 낙담 될 때, 우주로 눈을 돌린다. 작은 산등성이에만 올라도 속세의 풍경을 내려다보며 가슴을 펼 수 있거늘 하물며 저 광대무변한 우주의 광경이라면 어떠하리.
지상에서 꽃이 피듯 천상에서는 별들의 꽃이 핀다. 꽃들이 화원을 이루듯 별들도 무리를 지어 빛난다. 그들 역시 나고죽음을 반복하지만 인간세계와는 스케일이 다르다. 위대한 존재 앞에서 하루살이인 우리는 그저 침묵할 뿐이다.
아, 얼마나 다행인가. 아직도 별이 빛나고 찬란한 하늘이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니!
'신의 눈'(Eye of God)이라 불리는 행성상성운 NGC7293.
지구에서 650 광년 떨어져 있는 이 성운은 태양 같은 별이 최후에 바깥쪽으로 기체를 뿜어내 생겨난 것이다. 아마 태양도 50억 년 후에는 이런 모습이 될 것이다.
유령처럼 음산한 기운을 풍기는 나선은하 NGC4921.
지구에서 3억 2천만 광년 떨어져 있는데 별 탄생이 활발하지 않아 나선팔이 희미하고 창백하다. 그래서 해파리나 유령처럼 보인다. 이 은하 주변으로는 수많은 은하들이 떠있어 우주의 신비함을 더해준다.
'게 성운'이라고 불리는 NGC1952.
1054년에 폭발한 초신성의 잔해들이다. 당시 천문 기록에 의하면 낮에도 보일 정도의 대폭발이었다고 한다. 지구에서 6000 광년 떨어져 있으며 지금도 계속 팽창하고 있다.
멕시코 전통 모자인 솜브레로를 닮아 '솜브레로 은하'로 불리는NGC4594.
지구로부터 3천만 광년이나 떨어져 있는데 우리 은하보다 크기는 작지만 중앙 핵이 커서 매우 밝게 보인다. 또 암흑성운의 띠가 은하의 가운데를 가로지르고 있다.
세 쌍의 은하가 모인 Arp274.
4억 광년이나 떨어져있는데 실제로는 가운데 은하가 6500만 광년 쯤 더 멀리 있다. 양쪽 두 개 은하에서는 활발하게 생성되고 있는 별들이 파랗게 보인다.
'우주 물음표'를 연상시키는 Arp194.
지구에서 6억 광년이나 떨어져 있는 이 천체는 두 개의 은하가 충돌하는 모습이 뚜렷이 보인다. 사진으로는 아래에 있는 은하와 파란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아래 것은 더 멀리 있는 은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