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본느낌

님은 먼 곳에

샌. 2008. 7. 26. 09:02



씨너스 이수에서 영화 '님은 먼 곳에'를 보았다.

경상도 종갓집 며느리인 순이(수애)는 손자를 바라는 시어머니 등살에 매달 군대 간 남편을 면회 간다. 그러나 애인이 따로 있는 남편은 순이를 무시하고 잠자리도 같이 하지 않는다. 어느 날 남편은 연락도 없이 베트남으로 떠나고, 순이는 어쩔 수 없이 시어머니 대신 베트남으로 가야하는 처지가 된다. 나중에는 기필코 남편을 찾겠다는 오기가 생겨군 위문단의 일원이 되어 베트남에 상륙한다. '써니'라는 예명을 가진 가수가 되어우여곡절을 겪으며 결국 전쟁터 한가운데서 남편을 만나는데...

이 영화는 관객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여러 가지로 해석이 가능한 영화다. 나는 이 영화를 통해 세상을 구원하는 여성성(女性性)을 읽었다. 영화는 남성적이고 가부장적인 것과 연약한 여성 순이의 대비로 진행된다.전자는 무자비한 전쟁과 폭력이고, 후자는생명과 평화를 상징한다.생각 없고 속물적인 남자들을 살리는 것은 순이라는 연약한 여성이다. 또한 영화에서는 음악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죽음의 순간에 순이를 비롯한 단원들을 살리는 것은 음악의 힘이다. 감독은 여성성과 음악을 통해 세상 구원의 가능성을 말하려는 것 같다.

영화는 묵직한 메시지를 담고 있으면서도 재미가 있다. 베트남전을 바라보는 균형 잡힌 시각도 좋았다. 마지막 장면의 여운은 아직도 남아 있다. 그것은 부드럽지만 강인한 여성성이 결국은 전쟁으로 상징되는 남성중심의 문화를 무릎 꿇린다는 의미가 아닐까? 내가 너무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주인공 순이 역을 맡은 수애는 연기도 좋았고 매력적이었지만 마지막 장면의 표정 연기는 조금 어색했다. 가장 중요한 라스트 신의 감동을 반감시켜 버렸다. 나만 그렇게 느낀 건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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