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계방산 자락에 방아다리약수가 있다. 약수에서는 쇠맛이 나고,주변이 붉은 앙금으로 덮여 있어 이 약수에는 철분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약수보다도 주차장에서부터 약수터에 이르는 300 m 정도 되는 전나무길이 더 좋다. 양쪽으로 도열한 전나무를 벗하며 흙길을 따라 산책하기에 좋은 길이다. 전나무도 그다지 큰 편이 아니어서 도리어 정겹다. 길은 호젓하고 아담하다.
이 길에 들면 그동안 내 마음이 얼마나 시끄러웠고 번잡했음을 알게 된다. 도시에서만 사는 사람은 도시를 모르고, 숲속에서만 사는 사람은 숲을 모른다. 조용하고 고요한 세계를 만나니 내 마음속의 소란이 저절로 드러난다. 또한 텁텁한 약수 한 모금이 부드러운 물맛을 상기시켜 준다. 아무리 약수가 좋다한들 늘 상용할 수야 없지 않은가. 저 길은 다시 돌아나오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