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우면산길을 걷다

샌. 2008. 5. 11. 17:18



왠일인지 어제 밤에는 잠을 설쳤다. 잠을 잔 시간보다 깨어 있었던 시간이 더 길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무거웠다. 그러나 커튼을 열었을 때 쏟아져 들어오는 환한 봄햇살에 이끌려 배낭을 꾸려 아내와 함께 길을 나섰다. 산길을 걷고 싶었다. 지하철을 타고 남태령역에서 내리면 바로 우면산 줄기가 나온다. 거기서부터 우면산을 서에서 동으로 종주했다. 남태령에서 우면동 EBS까지, 걸린 시간은 세 시간이었다(10:00 - 13:00).

 

우면산 정상부에 있는 군부대 때문에 우회하는 길을 빼고는 능선을 따라 걷는 흙길이 아주 좋았다. 특히 휴일인데도 사람들이 많지 않아 조용하게 산길을 걸을 수 있었다. 그러나 꽃은거의 볼 수 없었다. 우면산(牛眠山)은 서울 강남에 있는 산으로, 이름 그대로 소가 졸고 있는 듯한 편안한 형상을 하고 있다. 정상부의 높이도 300 m가 채 되지 않아 누구나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다. 능선에만 올라서면 걷기 편한 산길이 이어진다.

 



지금은 아까시의 계절이다. 산길 곳곳에서 아까시꽃 향기에 취했다. 아까시꽃은 눈보다 먼저 코로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전해오는 향기에 고개를 들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하얀 아까시꽃을 볼 수 있다.

 





정상에는 소망탑이라는 돌탑이있고, 북쪽 방향으로는 서울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여기는 서울의 남쪽에서 북쪽 방향으로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멀리 남산과 북한산, 도봉산의 연봉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제비꽃은 세 종류를 보았다. 얘는 졸방제비꽃이다.

 

우면동으로 내려와서 마을버스를 타고 선바위역까지 온 다음에 지하철로 집으로 돌아왔다. 찌뿌둥한 몸과 마음이 산길을 걸으니 조금은 풀어진다. 오늘 밤은 근심 없이 푹 잠을 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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