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장자[192]

샌. 2012. 1. 12. 09:02

노자가 말했다. "너는 눈을 부릅뜨고 거만하니

너는 누구와 더불어 살겠느냐?

위대한 결백은 더러운 듯하고, 성대한 덕은 부족한 듯하다."

양자거는 움칠하며 얼굴빛을 바꾸고 말했다.

"삼가 가르침을 받들겠습니다."

예전에는 숙객들이 그를 자기 가문의 대인처럼 맞이했으며

주인은 자리를 펴고, 처는 수건과 빗을 들고

숙객들은 자리를, 불 쬐던 자들은 화로를 양보했으나

이번에 돌아오자 숙객들이 그와 벗하고 자리를 다투었다.

 

老子曰 而휴휴우우

而誰與居

大白若辱 盛德若不足

陽子居?然變容曰

敬聞命矣

其往也 舍者迎將其家

公孰席 妻孰巾櫛

舍者避席 煬者避조

其反也 舍者與之 爭席矣

 

    - 愚言 2

 

이 짧은 일화에서 장자의평등사상을 엿볼 수 있다. 양자거는 노자의 가르침을 받고 당장 삶으로 실천한다. 그는 높은 데를 버리고 낮은 자리로 내려온다.

 

평등사상이라고 하면 묵자(墨子)가 대표적이다. 그는 겸애(兼愛)를 내세우며 유가와 다른 견해를 내세웠다. '兼相愛 交相利'[서로 두루 사랑하고, 서로 두루 이로움을 나누라]에서 보듯 당시의 봉건 신분사회에서는 파격적인 주장이 아닐 수 없었다. 주류 사상이 되기에는 시대를 너무 앞서 나갔다. 고대의 평등사상은 노예나 여자들을 제외하고 논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묵자는 그렇지 않았다. 묵자의 박애와 평등이 위대한 점이다.

 

평등과 박애는공동체의 최고 가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근면한 노동과 생산물의 균등한 분배, 그리고 세속적 신분과 차별적 가치를 떠난 평등한 형제애는 모든 공동체의 이상이다. 그러나 이런 꿈은 늘 현실의 벽에 부딪쳐 좌절되곤 했다. 둘 사이의 조화를 어떻게 찾느냐가 인류가 해결해야 할 당면한 과제일 것이다.

 

그런데 장자 사상에는 인간 사회만이 아니라 만물의 평등이라는 개념이 들어 있다.제물(齊物)은 만물의 평등이라는 뜻으로 인간도 물(物)의 하나에 불과하다. 인간 위주의 모든 관념은 편견일 뿐이다. 장자의 제물은 묵자의 평등이 우주적으로 확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쓸모 없어 보이는 재목이지만 언젠가는 큰 쓸모를 만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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