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장자[191]

샌. 2012. 1. 3. 11:02

짐승들의 어리석은 말로 비유하는 우언이 열에 아홉이며

이미 잘 알려진 성인의 이름을 빌려 풍자하는 중언이 열에 일곱이다.

대화를 통해 무지를 폭로하는 치언은 새로운 해가 떠오르는듯 일신하여 자연의 분계를 조화하는 것이다.

 

寓言十九

重言十七

치言日出和以天倪

 

    - 寓言 1

 

<장자>는 다른 고전과 달리 비유를 많이 사용한다.비유의 형식에는 우언, 중언, 치언이 있다. <장자>에 나오는 이야기 대부분이 이런 비유라고 여기서 설명한다.

 

'우언(寓言)'은 주로 짐승이나 사물, 또는 다른 사람의 말이나 행동을 빌려 의미를 전하는 방식이다. 이솝 우화가 이에 해당한다. '중언(重言)'은 성인이나 위대한 사람의 입을 빌려 말하는 것이다. <장자>에는 노자, 공자, 요와 순임금이 주로 나온다. '치언'은 대화를 통해 무지를 폭로하는 방법이다. 이는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을 연상시킨다. 대화를 통해 상대의 모순을 드러내어 스스로 무지를 깨닫게 하는 방법이다. <장자>에서는 혜자가 등장할 때 주로 이 방법이 쓰인다.

 

비유는 일반인들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다. 원래 진리란 말이나 글로 전하기 어려운 법이다. 이때 비유나 은유를 통해 깨달음의 핵심을 전할 수 있다. 예수의 말씀에도 비유가 많이 나오는 건 같은 이치라고 본다. <장자>를 읽을 때마다 탁월한 비유법에 감탄하게 되면서, 장자가 자신의 깨달음을 전하기 위해 얼마나 고심했는가를 읽을 수 있다.

 

 

'삶의나침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자[193]  (0) 2012.01.18
장자[192]  (0) 2012.01.12
장자[190]  (0) 2011.12.25
장자[189]  (0) 2011.12.14
장자[188]  (0) 2011.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