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장자[6]

샌. 2008. 1. 31. 10:12

송나라 사람이 은나라의 모자를 팔러 월나라로 갔소.

그러나 월인은 단발에 문신을 하였으므로

모자가 소용없었소.

요임금은 천하 인민을 다스렸고, 천하의 정사를 통할했소.

멀리 고사산으로 가서 네 신인을 만나보고

분수 북쪽으로 돌아와서는

그만 멍하니 천하를 잊어버렸소.

 

宋人資章甫適諸越

越人短髮之身

無所用之

堯治天下之民 平海內之政

往見四子 邈姑射之山

汾水之陽

요然喪其天下焉

 

- 逍遙遊 5

 

은나라에서는 필요한 모자가 월나라에서는 무용지물이 된다. 소용됨이란 것은 이와 같이 상대적일 뿐이다. 쓸모있다 없다는 이와 같이 사물이 유용함만을 따진다. 나라를 다스리는일 또한마찬가지다.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상대적 분별의 경지를 초월한 무차별의 세계다. 요임금은 고사산으로 신인을 찾아가 만나보고 그만 멍해지고 말았다.

 

여기서 중심 단어는 '喪'이 아닐까? 이것은 '忘'과 같은 뜻이다. 나라 다스림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임금이 천하를 '잊어버리는' 가치관의 반전이다. 결국 이 말은 '자기 잃음'이며 '자기 잊음'으로 연결되어야 함을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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