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장자[4]

샌. 2008. 1. 16. 08:48

그러므로 이르기를 지인은 내가 없고

신인은 공적이 없고, 성인은 이름이 없다고 한다.

 

故曰至人無己

神人無功聖人無名

 

- 逍遙遊 3

 

이 말에 앞서 장자는 네 종류의 사람이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첫째 부류는, 소시민적 일상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다. 그들은 돈 벌고 출세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세상이 가리키는 가치관대로 땀 흘리며 살아간다. 보이는 세계 너머에 있는 또 다른 세계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장자가 말하는 뱁새에 해당되는 사람들이다. 아마 세상 사람들의 99%가 이런 부류에 속할 것이다.

 

둘째는, 송영자(宋榮子)로 대표되는 세상적 명리를 넘어선 사람들이다. 그들은 세상의 칭찬이나 비난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영욕을 떠난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도 분별하는 마음 조차 버린 것은 아니다. 첫째 부류의 사람들을 비웃는다는 데서 그들의 한계를 본다. 그러나 이 단계에만 진입해도 인간적으로는 상당히 성숙한 사람일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이런 사람 찾아보기도 사실 어려운 일이다.

 

셋째는, 열자(列子)로 대표되는 세상을 초월해 바람을 타고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사람들이다. 걸어다니는 세상 사람에 비해 그들은 하늘을 날아다닌다.그만큼 자유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그들은 하늘의 복을 받은 사람들로 참으로 희귀한 경우라고 한다. 그러나 그들 역시 완전한 자유를 얻은 것은 아니다.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바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넷째가 바로 완전한 대자유의 경지에 이른 사람들이다. 장자는 그들을 지인(至人), 신인(神人), 성인(聖人)으로 부르고 있다. 그들이야말로 장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인물이다. 그들은 자기가 없고[無己], 공로가 없고[無功], 명예가 없다[無名]. 그 모든 집착이나 굴레에서 완전히 해방된 사람들이다.

 

이 네 부류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단계를 가리킨다고도 할 수 있다. 인생의 목적은 현실을 초월하여 더 높은 정신적 단계로 비상하는 일이다. 그것은 순차적으로 단계를 밟아 진행될 수도 있고, 한 순간의 깨우침으로 대자유의 경지에 오를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좁은 내 삶의 울타리의 한계를 인식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우물 안 개구리의 세계에 만족해서는 결코 그 세계를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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