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장자[3]

샌. 2008. 1. 9. 13:41

매미와 텃새가 대붕을 비웃으며 말했다.

"내가 결심하고 한번 날면

느릅나무와 빗살나무까지 갈 수 있다.

어쩌다가 가끔 이르지 못하여

땅에 곤두박질할 때가 있지만

무엇 때문에 구만리 창공을 날아

남쪽으로 간단 말인가?"

 

조與學鳩笑之曰

我決起而飛

槍楡枋

時則不至

而控於地而已矣

奚以之九萬里

而南爲

 

- 逍遙遊 2

 

분별을 싫어하는 장자도 작은 지혜와 큰 지혜는 구별했다.그리고 작은 지혜의 특징은 비웃는 데에 있다. 노자도 말했다. 사람들이 비웃지 않으면 도(道)가 아니라고.

 

우리들 대부분은 사실 매미와 텃새들이다. 매미가 어찌 봄과 가을을 알 수 있겠는가. 구만리 창공을 날아가는 대붕을 이해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다만 크고 넓은 세계를 비웃지만 않아도 다행이겠다.

 

작은 지혜에서 큰 지혜로 넘어가는 데는 '아는 것'[知]과는 다른 차원이 필요하다. 아무리 머리로 이해한들 껍질이 깨어지지는 않는다. 그것은 자기 버림의 대결단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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