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산과 관악산을 멀리서 보면 두 형제가 나란히 서 있는 것 같다. 삼성산은 키가 작은 동생 산이다. 삼성산에는 가톨릭 성지가 있어 등산도 하고 성지도 들릴 겸 아내와 같이 집을 나섰다.
서울대 입구에서 무너미고개로 향하는 계곡길을 가다가 삼거리에서 깃대봉으로 올랐다. 높이가 500m도 안되는 산이라 오르는 데 힘들지는 않았다. 그런데 좋은 계절의 휴일이어선지 등산객들이 너무 많았다. 산에 들어서도 사람에 치이고, 사람 소리에 시달려야 했다. 조용히 쉴 장소를 찾기도 어려웠다.
제 3 야영장을 거쳐 성지로 내려갈 계획이었으나 길을 잘못 들어 활터라는 엉뚱한 곳으로 나왔다. 작은 산줄기 너머에서 성가 소리가 들리는 걸로 보아 방향이 약간 어긋났던 것 같다.
삼성산(三聖山)이라는 이름은 신라 시대 때 원효, 의상, 윤필 스님이 수도하셨던 곳이라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묘하게도1800년대의 기해박해 때 프랑스인 신부였던 앙베르, 모방, 샤스탕 세 분이 순교했는데 그분의 유해를 이 산에 묻었다. 유해나 유품을 신성시 하는 가톨릭에서 이곳을 성지로 지정했는데, 불교와 가톨릭 모두 셋이라는 숫자에 관련된 산인 것이 흥미롭다.
예전에는 안양에서 모임이 있을 때 삼막사를 거쳐 넘어가기도 했다. 약 10여 년만에 삼성산을 찾은 셈이다. 삼성산은 서울, 시흥, 안양 등과 접해 있어 서울과 수도권 시민들에게 사랑 받는 산이다. 삼성산은 아직 단풍철은 이르고, 가을꽃도 산국 몇 송이만 보았을 뿐 거의 만나지 못했다.
계절도 어느덧 한 해의 막바지로 달려가고 있다. 남은 가을의 정취를 찾아나서는 걸음을 좀더 자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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