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이나 그 주변에서는 오래된 회화나무를 자주 볼 수 있다. 회화(懷花)나무를 중국에서는 '학자수(學者樹)'라고도 부른다는데 주나라 때부터 궁내에 심었다고 한다. 나무 자체가 단정하고 품위가 있으니사대부들이 좋아했을 것은 당연하다.
이 회화나무는 서울시 보호수로 청와대와 작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예전에 안가가 있던 곳인데 지금은 무궁화공원으로 변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피살된 바로 그 역사의 현장이다. 아마 이 회화나무는 안가의 담장 안에서 그때의 비극적 장면을 생생히 지켜보았을 것이다. 작은 안내문에는 수령이 3백년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나무 가까이에는 접근할 수가 없다. 바로 옆이 청와대라 경비원들이 일반인의 왕래를 막고 있기 때문이다. 나무를 찍기 위해 조망이 좋은 길 건너편에가려고 했으나그것도 허락을 해주지 않는다. 경비가 엄격해야 한다는 걸 이해는 하지만 그 정도 시민 편의는 봐줄 수 있으련만 아쉽다.
서울시에서는 서울을 상징하는 나무로 느티나무, 은행나무, 회화나무를 선택했다고 한다. 지금은 가로수로도 심고 있다. 잎이 아까시와 닮아서 사람들은 아까시로 착각하기도 한다. 귀하고 신성시했던 이 나무를 이제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게 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