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소수서원 솔숲

샌. 2007. 8. 15. 16:56



소수서원이 고향집에서 가까이 있어 어릴 때부터 여러 번 들렀지만 주변 솔숲은 최근에 들어서야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하기사 서원 자체에 대해서도 그동안은 별로관심이없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내 사는 땅에 대해서는 의외로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친구들이 부석사를 찬탄할 때 거기의 무엇이 그렇게 대단한지 의아스럽게 생각되기도 했었다.

 

한국인에게 소나무의 의미는 각별하다. 예로부터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나무로서 선비정신을 대표하는 나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서원이나 향교에서는 소나무를 흔히 심었다. 소나무는 선비들이 곁에 두고 아꼈던 나무였다. 소수서원 둘레에 소나무숲이 조성되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소수서원 둘레의 솔숲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지금도 곧게 뻗은 소나무 줄기에서 나오는 기상이 서원을 감싸고 있다. 아마 옛날의 원생들도 이 솔숲을 거닐며 소나무의 꿋꿋하고 강인한 모습에서 선비의 길에 대한 각오를 새삼 새롭게 했을 것이다.

 

이 솔숲을 찾아간 날은 비가 오락가락하는궂은 날이었다. 바로 옆에 선비촌이 만들어져 있어 들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데, 이번에는 휴가철이었지만 날씨 탓인지 방문객은 드물었다. 덕분에 호젓하게 솔숲과 서원을 둘러볼 수 있었다. 이 소수서원의 모습을 통해 숲과 인간의 조화의 아름다움을 보게 된다. 소수서원은 솔숲으로 인하여 서원으로서의 의미와 가치가 더욱 빛나고 있는 것이다.

'천년의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함양 상림  (0) 2007.08.27
보문사 은행나무  (0) 2007.08.20
횡성휴게소 산사나무  (1) 2007.07.23
궁정동 회화나무  (0) 2007.07.13
헤이리 느티나무  (1) 2007.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