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함양 상림

샌. 2007. 8. 27. 14:56



고향이함양인 동료로부터 상림 자랑을 들은 차에 주말을 기다려 애마의 방향을 그쪽으로 돌렸다. 상림은 천년이 넘은 인공숲이라는 것, 우리나라 최고의 아름다운 숲이라는유혹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상림(上林)은 함양읍내 위천(渭川) 강가에 있는 숲으로 신라 말기인 진성여왕 때(재위 887-897)에 당시 태수였던 최치원 선생이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둑을 쌓고 만들었다고 한다.무려 1100년이 넘는 인공숲이다. 수많은 나무들이 죽고나고를 반복하며 지금껏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경이롭기만 하다.

 

100m 안팎의 폭으로 길게 조성된 상림의 면적은 현재 약 6만 평이고, 100여 종이나 되는 2만여 그루의 다양한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주된 수종은 낙엽활엽수인 참나무와 서어나무 종류라고한다. 상림의 특징은 인공림이지만 자연림처럼 숲이 자연스럽다는 점이다. 그래서 안에 들면 무척 편하게 느껴진다. 특히 곳곳에 정자와 유적들이 흩어져 있어 역사의 향기가 배어있는 점도 좋다. 숲 가운데로는 작은 개울이 흐르고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어 숲과 나무를 즐기기에는 그만이다. 인공과 자연의 절묘한 조화를 이 상림에서 만날 수가 있다.

 

상림은 말 그대로 천년의 숲이다. 그 옛날에 홍수를 방지하기 위해 이렇게 대규모로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는 사실도 그렇고, 그 숲이 천년이 넘도록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는 사실도 놀랍고 고마운 일이다. 한 마디로 함양 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자랑인 숲이라고 생각한다. 밖은 한여름의 뙤약볕으로 엄청나게 뜨거웠지만 울창한 숲 안은 거짓말처럼 시원했다. 또 상림 옆에는 1만여 평 규모의 넓은 연꽃밭이 만들어져 있어 눈요기를 하기에 또한 좋다.

 

상림은 사계절 어느 때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 것 같지만, 그 중에서도 가을 풍경이 왠지 제일 멋질 것 같다. 낙엽이 떨어지는 늦가을의 쓸쓸한 숲길을 언젠가 때가 되면 다시 찾아가 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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