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두 나무의 가지나 몸통이 합쳐져 하나가 된 것을 연리지(連理枝) 또는 연리목(連理木)이라고 한다. 예전부터 이런 나무는 무척 귀하고 상서롭게 여겼던 것 같다. 특히 연리목은 그 모양 때문에 부부간의 금슬이나 남녀간의 애정을 상징한다. 두 몸이 하나가 되는 형상에서 당연히 그런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
상림에 갔을 때 연리목 두 그루를 보았다. 그 중의 하나가 '사랑나무'라고 이름이 붙은 이 나무다. 특히 이 연리목은 수종이 다른 느티나무와 개서어나무의 몸통 아랫 부분이 결합되어 있어 특이하다. 보통의 연리목은 같은 수종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안내문에 보면 이 나무 앞에서 서로 손을 꼭 잡고 기도하면 부부간의 애정이 더욱 두터워지고, 남녀간의 애정이 이루어지며 소원성취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연리목이 사람의 눈에는 기이하고 재미있게 보이겠지만 나무 입장에서는 과연 어떨까 하는 의문이 든다. 서로 너무 가까이 싹을 틔운 까닭에 어쩔 수 없이 둘이 하나가 되는 공존 방법을 택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나무 입장에서는 무척 괴로운 일이었을 수도 있다. 그래도 상대방을 죽이고 자신만 살아남는 대신에 함께 공생을 택한 슬기가 놀랍다. 역시 자연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기묘하고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