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동검도 서어나무

샌. 2007. 5. 21. 09:16





오래된 서어나무가 있다고 해서 일부러 동검도에 들렀다. 섬의 서쪽 해변가 마을에 부채살 모양으로 가지를 펼친 싱싱한 서어나무가 있었다.안내판에는 수령이 200년, 크기는 높이가 20m, 둘레가 3.2m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수종은 이상하게 소사나무로 적혀 있다. 서어나무와 소사나무가 비슷하긴 하지만 수목도감에 보면 서어나무와 소사나무는 엄연히 다른 나무다. 내가 잘못 알고 있는지 안내판이 도리어 헷갈리게 만든다.

 

서어나무 하면 근육질의 줄기가 우선 연상된다. 울퉁불퉁해서 재목이나 다른 용도로는 별로 쓰이지 못한다. 건조도 어렵고, 목재가 잘 썩는다고 한다. 인간의 관점에서는 별 쓸모 없는 나무다. 그러나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 해변가의 방풍림으로 심기도 한다. 우연인지 내가 본 서어나무는 모두 바닷가에 있었다.

 

오랫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이 서어나무는 마을의 정자나무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나무를 보면 인간이 하는 쓸모 있고 없고의 판단이 일시적이고 작위적임을 알 수 있다. 모든 존재는 그 나름대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눈에 띄지도 않는 작은 풀들, 하찮게 보이는 미물들도 이 세상에 나온 나름의 존재 이유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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