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봉달이 화이팅!

샌. 2007. 3. 19. 14:13

어제 서울국제마라톤에서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가 2:08:04의 좋은 기록으로 우승했다. 40km 지점에서 앞서가던 케냐의 키루이를 추월한 역전 우승이어서 더욱 값진 것이었다.이 선수는 서른여덟 살이나 되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끈기있는 노력으로 다시 정상에 올랐다. 반짝했다가 사라지는 천재보다는 이렇게 꾸준히 한 우물을 파는 사람의 성공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참으로 감격스럽다.

마라톤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마라톤 중계를 보는 것은 아주 좋아한다. 선수들의 달리는 모습을 보면 내 심장도 선수와똑 같이 고동치고 흥분이 된다. 고등학생일 때도 라디오로 중계되는 마라톤을 빠뜨리지 않고 들었다. 마라톤 중계를 듣거나 볼 때 극한상황을 이겨나가는 선수들의 극기의 모습이 나와 동일시된다. 흔히 마라톤을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한다. 마라톤 역시 다른 선수들과의 경쟁 구도로 되어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시험장이며 자기 기록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내가 마라톤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인간이 한 방향을 향해 달려나갈 때 거기에 수반되는 고통은 아름다움이 된다는 것을 마라톤을 통해 배운다. 우리 인생에서도 고통 없이 얻어지는 과실은 없다.

어제의 마라톤도 TV를 통해 지켜보며 열심히 이봉주 선수를 응원했다. 사실 우승까지는 기대하지도 않았고 그저 이 선수가 최선을 다해 달리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런데 이 선수는 너무나 잘 달려주었고 마지막에 케냐 선수를 추월할 때는 온 몸에 전율이 일었다.이 선수는 그 나름대로의 꿈이 있고 희망이 있었을 것이다. 그 꿈과 희망이 그로 하여금힘든 연습 기간을 견디며 버텨내는 힘이 되었을 것이다.두 시간여을 달리기 위해서는 그 수 천 수 만 배의 눈에 보이지 않는 인내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 그런 땀과 인고가 이번과 같이 꽃처럼 활짝 피어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감동스럽다. 그러나노력이 늘 좋은 결실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일생을 한 방향으로 매진하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성공 여부에 관계없이 아름다운 법이다. 보통은 몸 탓, 나이 탓을 하며 쉬운 길, 편한 길로 돌아서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말이다.

마라톤 선수의 나이로는 환갑이라는 서른여덟에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한이봉주 선수에게축하를 보낸다. 그가 비록 우승을 못했다 할지라도 최선을 다한 그의 모습은 박수를 받았을 것이다. 동시에 내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노장의 투혼을 보여주기를 기대해 본다.

가슴 졸이면서 TV를 보며 화면을 디카로 찍어 보았다.

첫번 째 장면은 이봉주 선수가 키루이를 추월한 후 역주하는 모습이고, 두 번째 장면은 자신의 역대 세 번 째로 좋은 기록을 세우며 골인하는 모습이다. 우리의 봉달이 이봉주 선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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