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은행나무는 강화도 관청리 고려궁지 옆에 있다. 고려궁지는 고려가 대몽항쟁을 위해 1232년에 수도를 개성에서 이곳으로 옮겼을 때 건설되었다. 그 뒤 1270년에 몽고와 화의가 성립되어 개성으로 환도한 뒤 이 터에는 조선시대에 행궁이나 강화유수부 건물들이 들어섰다고 한다. 그러니까 여기는 조선시대 주요 관청들이 있었던 곳이다. 그래서 마을 이름도 관청리인 것 같다.
추측컨대 이 은행나무도 어느 관청 건물 마당에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가까이는 프랑스에 의해서 기타 여러 차례 병화를 겪으며 관청이 있던 곳은 불에 타고 축소되어 지금은 마을이 들어선 것 같다. 고려궁지 앞 쪽에서는 그런 옛 터의 발굴 작업이 한창이다.
이 은행나무는 경기도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안내문에 의하면 나무의 나이는 약 700살 쯤 되고, 높이 25m, 둘레는 6m라고 한다. 그렇다면 고려궁지가 건설되던 그 즈음에 이 나무도 자신의 일생을 시작한 셈이다.
외형적으로 보면 나무는 잔가지도 많고 싱싱하다. 700살이 되었지만 건강한 장년의 힘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겨울의 헐벗은 모습보다는 가을에 노란 은행잎이 무성한 모습이 훨씬 더 멋질 것 같다. 그때 다시 한 번 찾아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