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마량리 동백나무 숲

샌. 2007. 1. 4. 11:36



서천군 서면 마량리의 서해화력발전소를 돌아가면 이 동백나무 숲을 만난다. 서해 바다와면한해식절벽 위에 동백정이라는 정자가 서있고, 육지 쪽으로 비스듬한 경사면을 따라 수령이 300년 정도 된 85주의 동백나무가 자라고 있다. 나이에 비해 동백나무의 키는 그렇게 높지 않은 편이다. 아마도 여기가 동백나무의 북방한계선 쯤 되고 바다의 해풍을 바로 맞아야 되는 지리적 영향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언덕에 있는 마량당집에 적힌 안내문에 보면 여기에 동백숲이 조성된 경위가 나와 있다. 옛날 이 마을 사람들은 뗏목을 타고 바다에 나가 고기잡이를 하였는데 바다에 휩쓸려 돌아오지 못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남편과 자식을 잃은 한 노파가 앞바다에서 용이 승천하는 것을 보고 용왕을 잘 위해야 화를 면하리라 생각하고 백발노인의 현몽으로 해안 사장에서 널에 들어있는 선황 다섯 분과 동백나무 씨앗을 얻어 선황은 신당에 모시고 동백나무 씨앗을 주변에 심었는데 그것이 지금의 동백나무 숲으로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년초에 이곳에서 제사를 지내며 마을의 안녕을 빈다고 한다.

 

매년 4월이면 동백꽃이 만발하여 장관을 이룬다는데 찾아간 때가 한겨울이어선지 양지 바른 곳에 있는 몇 동백나무에만 꽃이 피어 있었다. 그것도 추위 탓인지 붉은 색이 선명하지도 못하고 초라해 보였다. 그리고 바로 이웃한 화력발전소가 눈에 거슬리고 거기서나오는 소음 또한 계속 신경이 쓰였다.

 

이 동백나무 숲은 천연기념물 169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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