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이었다. 땀을 흘리며 무거운 신문뭉치를 나르던 한 청년이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이건 노동이 아니라 운동이야!”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렇게 자기암시를 하면서 일을 해야 하는지 청년의 얼굴을 안쓰럽게 쳐다보게 되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같은 일을 하더라도 마음먹기에 따라서 지겨운 노동이 되기도 하고, 즐거운 운동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청년의 말을 통해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생존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언가의 일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어떤 일이라도 직업이 되면 대개 고되고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먹고 살기 위해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일에 매달려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자신의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소수의 혜택 받은 사람도 있겠지만, 현대 조직의 특성상 일에서 보람을 찾거나 즐기는 심리적 만족감을 느끼기는 점점 어려워져 가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일이 없는 무료한 상태란 더욱 견디기 힘들다. 이래저래 일은 축복인 동시에 멍에다.
문제는 자신이 하는 일을 바라보는 태도에 달려있다. 일의 고귀함이나 높은 보수가 만족도를 높여주는 필요충분조건이 되지는 못한다. 그것은 많은 재물이 행복의 전제조건이 아님과 마찬가지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 즐겁고 행복해지길 원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것은 하나의 꿈으로 남아있지만, 즐겁고 행복함의 원천은 결국 각자의 마음으로 귀결됨을 누구라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행복을 스스로의 힘으로 찾아내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행복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건 노동이 아니라 운동이야!”
이렇게 말하는 청년의 마음은 자신의 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행복을 찾으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보여서 좋았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며 지루해하는 나에게 청년의 말은 좀더 적극적으로 살라는 메시지로 들렸다. 인생이 말 한 마디에 좌지우지될 정도로 단순하지는 않겠지만, 그러나 작은 생각의 차이가 나중에는 큰 변화로 연결되기도 한다.
인생을 좀더 활기차게 즐기며 살기 위해서는 인생을 지나치게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인생을 진지하고 엄숙하게 접근할 필요도 있지만, 때로는 가볍고 놀이 같은 기분으로 살아갈 필요도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라고 말하리라’는 시인의 말을 나도 따르고 싶다. 그래서 청년을 따라 나 또한 이렇게 외친다.
“이건 일이 아니라 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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