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눈 내린 날

샌. 2006. 2. 8. 16:38

어제는 꽤 많은 눈이 내렸다.

 

어제 오전에는 김포공항에 나갔다가 비행기가 결항되는 바람에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부득이하게 일정이 이틀간 연기되었다. 그리고 계획도 많이 변경되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내내 괜찮던 날씨가 여행을 준비해 놓으니 눈바람이 몰아치며 심술을 부린다. 눈발이 약해졌는데도 비행기는 하루 종일 떠오를 줄 모른다. 이만한 날씨면 괜찮을 것도 같은데, 그러나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이니 불평할 수는 없겠다.

 

상시로 여행을 다니는 사람은 어떨지 모르지만, 오랜만에 비행기 여행을 하려니 잠을 설칠 정도로 마음이 설레었다. 책과 인터넷을 뒤지며 여행 계획을 세우고,이것 저것 볼거리를 정하고 하는 과정이 어떤 면에서는 여행 자체보다 더 재미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 제주도 여행은 일반적인 관광지 대신 자연 생태 중심으로 다녀보고 싶다. 특히 오름을 많이 찾아보고 싶다.지금 결정되어 있는 것은 렌트카밖에 없으니가다가 적당한 곳에서 묵으며 쉬엄쉬엄 돌아다닐려고 한다.

 



집 앞 공원에 어제 내린 눈이 쌓여 있다. 그러나 도시에 내린 눈은 일부 구석진 곳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금방 사라진다. 남아있는 눈도 이내 그 순결함을 잃고 더러워진다.

 

다행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 내린 눈은 제 본래의 모습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마저도 이런 저런 얼룩들로 깨끗하지가 못하다. 아무래도 이곳은 눈이 살 만한 땅은 못 되는 것 같다.

 

아이들 소리가 나는 듯 하여 밖에 나섰더니 오후의 공원은 적막하기 그지 없다. 아이들은 눈사람 하나 남겨놓지 않고 다 어디로 숨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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