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한탄강 지질 답사

샌. 2006. 1. 16. 20:33

연수 과정 중 하나로 연천의 한탄강 지역을 중심으로 지질 답사를 다녀왔다. 우리나라에서 경기 북부인 연천, 철원 지방은 신생대 제 4기인 약 27만 년 전의 화산 활동에 의해 지표에는 화성암들이 많이 분포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흔히 보는 현무암을 이 지역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또 이 지역에는 선캄브리아시대에 만들어진 지층(연천복합체)과 중생대 백악기와 쥬라기 때의 화산 활동에 의한 지층도 동시에 관찰할 수 있다.

 



맨 처음찾은 곳은 양원리 고인돌이었다. 고인돌은 전 세계적으로 약 6만 기 정도가 있다는데, 그 중 우리나라에만 3만 기가 있다고 하니 우리나라는 고인돌의 나라라고 부를 만도 하겠다. 이 양원리 고인돌은 청동기 시대 때 만들어진 것으로 북방식 계열이다.

 

덮개돌은 중생대 쥬라기 때 만들어진 변성역암이고, 받침돌은 사암이다. 아마 인근의 산에서 이 덮개돌을 날라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는 온대리 하식절벽이다. 앞에 흐르는 강물은 한탄강의 지류인 차탄천이고, 이 강물의 침식작용에 의해 저런 절벽이 만들어졌다. 20여만 년의 침식작용이 만든 작품인 것이다. 전체가 용암이 식어서 만들어진 현무암인데가까이 가서 보면주상절리가 발달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세로 무늬가 바로 주상절리다.

 



현무암 바로 아래에서는 이런 변성암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약 10억 년 전인 선캄브리아기 때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거의 10억 년의 시차를 두고 두 지층이 나란히 있는 것이다.

 



이것은 역시 차탄천에서 만난석류석 결정이 들어있는 각섬암이다. 붉은 색으로 보이는 광물이 석류석인데 이 광물은 지하 50 km 깊이에서 생성된다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2억5천만 년 전 남중국판과 북중국판이 충돌했다. 같은 시기에 우리나라에서도 지금의 임진강을 경계로 해서 두 땅덩어리가 충돌해서 합쳐졌다. 같은 한반도 땅이지만 실제로는 남과 북이 서로 다른 땅덩어리인 셈이다. 이 때의 충돌 결과로 땅 속 깊은 곳에서 만들어진 광물이 석류석인데 이것이 다시 지표로 드러난 것이 지금 사진에서 보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이 암석은 2억5천만 년 전에 일어났던 지각 변동의 한 증거가 되는 것이다.

 



역시 같은 차탄천변에서 만난 지층이다. 위는 현무암층이고 아래는 사력층이다. 그 아래는 선캄브리아기 때의 지층을 만날 수가 있다. 이것은 전형적인 부정합(unconformity)의 보기이다.

 



바위에 새겨진 습곡 무늬이다.

 



여기는 신답리 아우라지에 있는 하식절벽이다. 아우라지는 두 하천이 합쳐지는 곳을 지칭하는 말이라는데, 이곳은 한탄강과 연평천이 합류하는 곳이다. 역시 보기에 멋진 침식 절벽이 만들어져 있다.

 



위의 하식절벽을 클로즈업한 것이다. 두꺼운 현무암층인데 위에는 주상절리가 잘 발달되어 있고, 아래 부분에 둥글둥글한 것이 베개현무암이라고 부르는데 용암이 물 속에서 식을 때는 저런 모양으로만들어진다고 한다. 맨 아래쪽에 눈으로 덮여있는 암석은 10억 년 전 선캄브리아시대 때의 변성퇴적암이다. 한탄강 주변에서는 이런 지층 구조를 자주 만날 수 있다.

 



재인폭포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겨울에는 민간인 출입을 통제한다는데 우리는 특별 허가를 받고 들어갈 수 있었다.

역시 현무암 지대를 물이 침식해서 멋진 모습을 만들었다. 양 절벽으로는 예의 주상절리가 뚜렷이 관찰된다.

 

옛날 이곳에는 줄타기의 고수인 한 재인(才人)이 살았다고 한다.고을의 원이 재인 처의 미모를 탐내, 재인으로 하여금 이 폭포에서 줄을 타게 한 뒤에 줄을 끊어서 죽게 만들었는데, 나중에 재인의 처마저 자결하였다고 하는 슬픈 전설이 있다고 안내문에는 적혀 있다. 우리나라 어디에나 이런 소재의 전설이 흔한 것을 보면 옛날 관리들의 폭정이 어떠했는지를 짐작케 한다.

 



재인폭포 벽의 현무암층에 나타난 주상절리 무늬이다.

약 27만 년 전, 이곳 연천 지방에서 얼마나 활발한 화산 활동이 있었는지를 저 두터운 층이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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