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인공위성에서 지구의 밤을 찍은사진입니다.
잘 사는 나라들의 밤은 인공 불빛으로 환하고, 그렇지 않은 나라들은 불빛 하나 보이지 않고 깜깜합니다. 북아메리카와 서유럽, 그리고 동아시아 지역이 눈에 띄게 환합니다. 부와 문명의 편중 현상이 한 눈에 드러나는 사진입니다.
아마 백 년 전이었다면 전 지구가 불빛 하나 보이지 않고 캄캄했을 것입니다. 지구 40여억 년의 역사동안 내내 그랬을 겁니다.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전기 문명이 시작되면서 지구의 밤 풍경은 이렇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백 년 뒤에는 대륙 전체가 온통 빛으로 덮일 것 같습니다. 지구의 이름이 그때는 광구(光球)로 바뀔지 모릅니다.
이 사진은 한반도 주변을 찍은 것입니다. 남한과 북한이 극단적으로 대비되어 보입니다. 북쪽에는 평양에만 작은 불빛이 보이는데, 남쪽은 서울과 부산을 중심으로 불덩어리가 휘황합니다.
몇 달 전 럼즈펠드란 사람이 자신의 국방부 책상에 이 사진을 놓아두고 어떻게 하면 북한을 개명(開明) 시킬까 고심하고 있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 분 눈에는 저 불빛이 문명과 야만, 민주와 반민주의 상징으로 보였나 봅니다.
밤이 되면 사람 뿐만 아니라 나무도 풀도 들짐승도, 그리고 땅도 잠들어야 하겠지요. 낮에 활동, 밤에 휴식의 리듬은 자연이 내려준 것입니다.
그런데 저 휘황한 불빛들은 밤을 낮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야행성 인간이 늘어나는 것도 이것과 무관치 않을 것입니다. 시골에서도 길을 밝히는 조명 때문에 주변의 식물들이 자연의 리듬을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저 화려한 불빛이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도리어 어두워 보이는 쪽에아련한 향수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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