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운문사 처진소나무

샌. 2005. 2. 28. 17:15


 

천연기념물 제 180호인 청도 운문사(雲門寺) 경내에 있는 처진소나무이다. 수령은 약 400년으로 추정되고, 높이는 6m, 가지가 옆으로 퍼져있는 길이는 20m에 이르는 아름답고 큰 나무이다.

 

멀리서 보면 마치 우산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가서 보면 우람한 줄기들의 위용에 압도당하게 된다. 줄기의 무게를 지탱해 주느라 많은 지주를 세워 놓았다. 오래된 절마다 이런 노미수(老美樹) 하나쯤 있다면 절의 분위기는 한층더 살아날 것 같다.

 

나무 줄기를 보면 남성의 근육을 연상시키듯 힘이 느껴지지만, 멀리서 보면 삿갓을 쓴 듯한 사방 대칭의 균형잡힌 모습이 여성스럽고 우아하다. 겨울인데도 솔잎의 초록색이 윤이 나듯 반질반질거린다. 그만큼 싱싱하고 생명력이 왕성하다는 뜻일 것이다.

 

운문사에서는 매년 봄이면 이 소나무에 막걸리 12말을 부어주는 행사를 갖는다고 한다. 가끔씩 주변에서도 나무에 막걸리를 주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나무가 좋아하는 어떤 성분이 막걸리속에 들어있는가 보다.

 

운문사를 찾았던 날, 고(鼓)를 치는 연습을 하는 여승이 두드리는 북소리가 쉼없이 울리고 있었다. 눈과 귀가 돌아나오는 발길을 자꾸만 멈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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