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서시 / 윤동주

샌. 2005. 2. 14. 20:50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서시 / 윤동주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란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 이 한 구절에는 사람의 영혼을 뒤흔드는 마력이 숨어있다.

그러나 젊었던 날과 달리 지금은 '괴로와했다' '죽어가는 것' '사랑' 같은 말들에 더욱 마음이 끌린다. 부끄럼 없는 삶이 거저 주어지지도 않거니와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하고 있는 나이이다.

허나 이런 초월적인 삶을 꿈꾸는 것으로 나는 살고 있다. 내 영혼의 자양분은 거기서 나온다.

맑고 따스한 별빛이 비추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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