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영화 `쇼생크 탈출`을 보았다.
영화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내용에 흠뻑 빠질 정도로 감명 깊게 보았다.
탈출에 성공한 후 쏟아지는 소낙비를 맞으며 환호하는 모습도 멋졌지만, 앤디가 방송실 문을 잠가놓고틀어준 음악이 교도소 감방에, 작업장에, 운동장에 울려퍼질 때 죄수들이 넋을 잃고 그 소리를 따라 위로 시선을 모으던 장면이 최고의 명장면이 아니었는가 싶다.
그런데 이 영화가 주는 메세지는 `희망`이었다.
무고한 앤디가 20년 옥살이를 견디게 된 것도, 또 가석방된 레드가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것도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간난한 이 현실에서 인간을 살리는 것은 빵도 쾌락도 아닌 바로 희망임을 영화는 말해준다.
만약 사람들에게서 희망을 빼앗는다면 인간의 삶은 흑백의 우중충한 풍경으로 바뀔 것이다.
삶이 힘들어도 희망과 꿈이 있어 현실을아름다운 색깔로 물들이게 된다.
인간에게서 희망을 뺏을 수 있는 악마가 있다면 그는 자신의 뜻대로 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면에서 감옥은 인간의 희망을 빼앗으려는 곳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어떤 희망은 절망을 낳기도 한다.
그때의 희망이란 단지 현재의 고통을 잊는 마취제일 뿐이다. 희망이라 여겼던 것이 실체없는 환상이었고 신기루였음을 알아채게 되면, 그래서 마취에서 깨어나면 더 깊은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또 다른 절망의 꿈을 꾼다.
이것은`욕망`을 가장한 가짜 희망일 뿐이다.
이것을 꿈꾸는 한 그 무엇을 가진들 고통의 악순환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Fear can hold you prisner
Hope can set you free
포스터에 나오는 저 구절이 의미하는 `Hope`란 무엇일까?
영화에서 감옥 생활에 길들여진 장기수들은 출옥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들에게 희망이란 좀더 안락한 현상 유지일지도 모른다.
세상이 감옥인들 어떠랴, 내 것 열심히 챙기고 내 한 몸만 잘 살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땅바닥을 기어 다니는 것에 길들여져서, 그래서 이전투구 싸움박질을 삶의 필수 요소인 양 당연시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또한 그와 별로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올 해의 바램이라면, 사람을 살리고 자유롭게 하는 희망의 꿈을 꾸고 싶다.
저 높은 창공으로 비상하는 꿈을 꾸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