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가을 유감

샌. 2003. 9. 16. 15:09

< 한강 둔치에서>

 

가을이다.
시름 가득한 세상 가운데로 가을이 오고 있다.
몇 달간 지루하게 계속된 장마가 농부들의 애를 태우더니
명절날 찾아온 `매미`의 날개짓으로 남부 지방은 쑥대밭이 되었다.

 

Exodus Korea의 열풍이 온 나라를 휩쓸고 있다.
한국을 살기 좋은 나라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살아가는게 폭폭하다고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다. 그건 비단 경제적인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악질적인 투기와 싸움박질, 있는 사람은 더욱 부자가 되고없는 사람은 가진 것마저 빼앗기고 있다.
누구는 소주 한 잔 마시기도 힘든데, 누구는 천만원짜리 양주잔을 홀짝인다.
이 정권에 걸었던 작은 희망마저 이젠 접어야할까 보다.

 

어제 저녁에 TV로 백기완님의 노나메기 강의를 들었다.
`노나메기`란 같이 일하고, 갈이 잘 살고, 그래서 모두가 올바르게 살아가는 세상이라고 한다.
과거의 꿈은 세월이 흘러도 아직 꿈으로만 남아있다.
역사는 진보하는가? `예`라고 자신있게 대답할 수 없다.

 

그러나
세상은 어두워도 가을은 오고 있다.
올 가을은 더욱 쓸쓸할 것 같지만 저 맑고도 높은 푸른 하늘을 올해도 어김없이 보여줄 것이다.
꿈이 있는 한 희망 역시 살아있다.
아름다운 세상을 바라는 우리들 마음이 모인다면 미래는 분명 아름다운 모습으로 찾아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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