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안천 산책로에 핀 꽃양귀비다. 개양귀비라고도 한다. 양귀비와 달리 마약 성분이 없는 원예용이다. 꽃양귀비는 줄기에 가는 털이 나 있다. 하늘거리는 꽃잎, 선명하고 요염한 색감은 가히 경국미인(傾國美人) 양귀비(楊貴妃)라는 이름에 어울린다.
당 현종이 양귀비를 만난 게 58살 때, 며느리였던 양귀비의 나이는 22살이었다고 한다. 그래도 양심은 있었는지 처음에는 며느리를 도교 사원에 머물게 하여 비난이 잦아들고 나서 아내로 맞았다. 현종은 양귀비의 치마폭에 묻혀 정사를 잊으니 나라는 기울고 결국 안녹산의 난으로 황제의 자리에서 쫓겨나게 된다. 양귀비 자신도 자결할 수밖에 없었으니 총명과 아름다움도 도가 지나치면 화를 불러오는 법이다. 그만한 부귀영화를 누렸으니 아쉬울 것은 없다고 할지 모르겠다. 꽃양귀비를 보며 1,300년 전의 특별했던 한 여인을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