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말씀하시다. "잠잠히 마음 속에 새기고, 배우기를 싫어하지 않으며, 가르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 그런 일은 나도 하기 힘든 일이야."
子曰 默而識之 學而不厭 誨人不倦 何有於我哉
- 述而 2
젊었을 때 어느 스님으로부터 글씨 한 점을 받은 적이 있다. 선생이라고 했더니 '學而不厭 敎而不捲'이라는 글씨를 써 주셨다. '배우는데 싫증 내지 말고 가르치는 데 게으르지 말라'라는 의미였다. 표구해서 책상 앞에 걸어두고 내 좌우명으로 삼았는데 이사를 자주 다니면서 아쉽게도 잃어버렸다. 글자는 약간 틀리지만 출처가 <논어>란 건 한참 뒤에 알았다. 바로 여기 '술이'편이다.
망자도 '학생(學生)'이라고 표현하듯 유학은 인간을 끊임없이 배워나가는 존재로 본다. 배움은 완결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계속되는 진행형이다. 공자의 이 말씀은 배우는 자의 자세를 잘 설명하고 있다. 잠잠히 마음속에 새기고, 배우기를 싫어하지 않으며, 가르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 일을 일관되게 유지하기란 공자 자신도 하기 힘든 일이라고 고백한다.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과정에서 인생의 보람을 찾을 수 있지 않나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