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134]

샌. 2015. 3. 11. 12:04

증 선생이 병석에 눕자 맹경자가 문병을 왔다. 증 선생은 말하기를 "새도 죽을 때는 그 소리가 슬프고, 사람도 죽을 때는 그 말이 옳습니다. 윗사람 노릇하는 데 중요한 일 세가지가 있습니다. 몸집을 간추릴 때는 무뚝뚝한 데가 없어야 하며, 얼굴빛이 발라야 믿음직스러울 것이요, 말솜씨는 지꺼분하지 않아야 합니다. 제사상 차리는 것쯤이야 맡아보는 사람이 따로 있습니다."

 

曾子有疾 孟敬子問之 曾子言曰 鳥之將死 其鳴也哀 人之將死 其言也善 君子所貴乎道者三 動容貌 斯遠暴慢矣 正顔色 斯近信矣 出辭氣 斯遠鄙倍矣 변豆之事 則有司存

 

- 泰伯 3

 

 

증자가 병에 걸려 죽을 때니 BC 435년의 일일 것이다. 문병차 찾아온 노나라 대부 맹경자에게 증자는 자신의 말이 진실되다는 것을 강조한 후 정치 지도자가 갖춰야 할 자세 세 가지를 당부한다. 태도, 얼굴, 말에 대해 경계할 사항이다.

 

첫째, 태도는 난푹하거나[暴] 게으르면[慢] 안 된다.

둘째, 안색을 바르게[正] 해서 믿음을 줘야 한다.

셋째, 말은 천박하거나[鄙] 이치에 어긋나서는[倍] 안 된다.

 

그리고 구체적인 실무는 담당자에게 맡기면 된다고 말한다. 정치 지도자로서 중요한 것은 결국 수기(修己)로 요약된다. 지도자 이전에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다. 즉, 군자(君子)가 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비슷한 시기에 그리스에서 등장한 철인정치와 닮았다. 복잡해진 현대 사회에서 철인 사상이 적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정치는 너무 기능적인 면에 치우쳐 있다. 사람됨을 따지는 절차로 만들어진 청문회도 제 기능을 하는지는 의문이다. 사람됨에서 모자란 자가 지도자가 되면 나라가 어떤 꼴이 나는지 우리는 도처에서 목격하고 있다. 나라가 나아갈 방향을 잡는 것은 지도자의 선택에 달렸기 때문이다. 올바른 사람이라야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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