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서울둘레길 걷기는 몸이 아파 참가할 수 없었다. 2-2코스와 3-1코스였다. 그중에서 3-1코스를 오늘 혼자서 걸었다. 글피면 3-2코스를 걸어야 하기 때문에 연결을 위해 미리 걸어둘 필요가 있었다.
3-1코스는 광나루역에서 출발하여 한강 광진교를 건너 고덕역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녹지를 따라 연결되긴 하지만 주택가와 도로를 지나야 하는 구간이 많아 그리 즐거운 길은 아니었다. 강동구 지역은 둘레길 표지도 분명하지 않아 엉뚱한 길로 들어서기도 했다.
아침부터 시작된 우울 모드가 걸으면서도 사라지지 않았다. 아무리 화 난 일이 있어도 걷기에 집중하다 보면 봄볕에 눈 녹듯 없어지는데 오늘은 영 아니올시다였다. 몸 상태도 아직 백 프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 정도의 저기압이라면 능히 즐길 만하다. 우울하면 우울한 대로 그냥 지켜보면 된다.
이 암사동 강변길은 14년 전에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했다. 집과 직장이 한강변에 있어 자전거로 30분 정도가 걸렸다. 출퇴근으로만 치면 가장 즐거웠던 2년 간이었다. 퇴근할 때 석양이 지면 강변에 앉아 지는 해를 구경하곤 했다. 낮의 아귀다툼과 대조되어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랐다.
주변은 그때에 비해 나무가 울창해졌다. 생태계 보존지역으로 사람 출입을 금지시키는 건 잘 한 일이다. 살았던 옛집 옆을 지나고 옛길을 걸을 때 늦가을 바람이 가슴을 스치고 지나갔다.
강동구 도시 텃밭.
정수장과 한강 너머의 구리 시내.
이번에는 알바도 했고, 정해진 코스를 온전히 따르지 못했다. 어떤 길은 아파트 공사장을 오가는 대형 트럭의 소음과 먼지가 너무 심해 그대로 따라갈 수 없었다. 그래도 한 달 반만에 제대로 된 걸음을 했다. 자주 움직여야겠다.
* 걸은 시간: 2시간 30분(11:00~13:30)
* 걸은 거리: 8km
* 걸은 경로: 서울둘레길 3-1코스(광나루역 - 광진교 - 암사나들목 - 암사동선사유적지 - 고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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