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말씀하시다. "순, 우는 덩실하게 천하를 차지했으나 아랑곳없는 양 하셨다."
子曰 외외乎 舜禹之有天下也 而不與焉
선생님 말씀하시다. "위대하지! 요의 임금 노릇은! 덩실한 양은 하늘만이 그처럼 크시므로 요는 오직 그를 본받았을 따름이요, 넓고도 아득한 모습에 백성들은 이름붙일 길조차 몰랐다. 덩실하지! 그가 마련한 일터는! 뚜렷하지! 그가 마련한 문화는!"
子曰 大哉 堯之爲君也 외외乎 唯天爲大 唯堯則之 蕩蕩乎 民無能名焉 외외乎 其有成功也 煥乎 其有文章
- 泰伯 15
공자 정치학의 이상적 모델인 요와 순, 우에 대한 찬양이다. 그분들이 왜 위대한 성인 정치가인지를 설명하는 공자의 말에는 노장사상의 일면이 보인다. 다스리지 않으면서 다스린다는 무위지치(無爲之治)와 흡사하기 때문이다. 백성들은 임금이 누구인지도 모르며 태평성대를 누린다. 아예 정치라는 말조차 쓸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규율보다는 천성에 따른 자율로 조화롭게 유지되는 사회다. 공자에게는 이런 이상 국가를 현실에 펼쳐 보이고 싶은 꿈이 있었을 것이다. 공자가 14년간 주유천하를 할 수 있었던 힘도 여기서 나왔을 게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