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말씀하시다. "납신거리되 솔직하지 못하고, 무식하되 착실하지 못하고, 멍하면서 미덥지 못한 사람은 난들 어찌할 수 없거든."
子曰 狂而不直 통而不愿 공공而不信 吾不知之矣
- 泰伯 13
"저런 놈은 공자가 와도 어찌할 수 없을 거야." 평시에 자주 쓰는 이런 말대로 성인군자도 어찌할 수 없는 인간이 있다. 예전의 내 선생 시절을 돌아볼 때 말 안 듣는 아이들 때문에 어지간히 속을 썩였다. 지금 돌이켜 보면 마음씀의 구 할이 내 욕심이었다.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진즉 알았더라면 선생 생활을 좀 더 가볍게 했을 것이다. 이건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공자의 이 말을 접하니 과거의 내 노심초사가 어리석게 느껴진다. 아마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극이 없어서 그렇지 마음속에는 여전히 자기 중심주의가 잠복하고 있으리라. 너, 대단한 인간인 양 괜스레 까불대지 말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