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목현천 걷기

샌. 2024. 10. 20. 08:28

 

가을비가 흠뻑 내린 다음날 목현천 길을 걸었다. 하늘은 잔뜩 흐렸고 바람이 세게 불었다. 내일부터는 기온이 뚝 떨어진다고 한다. 찾아온 지 얼마 안 된 가을도 더욱 짙어질 것이다.

 

목현천은 시골의 개울 느낌이 나서 좋다. 고마리가 피어 있는 천변은 고향의 개울을 보는 것 같다. 여름을 지나면서 모래톱이 많이 자랐다. 수질도 이만하면 합격점이다. 그러나 경안천과 합류한 뒤부터는 사정이 달라진다. 인간이 버린 오물과 몸을 섞으면서 한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흰뺨검둥오리 가족이 한가로이 놀고 있다. 

 

 

고마리는 고향을 연상시키는 꽃이다. 고향 마을 앞 냇가에는 가을이 되면 고마리가 지천으로 피어 있었다. 집의 수챗구멍 주변에도 고마리가 가득했다. 고마리가 물을 정화하는 능력이 있다는 건 나중에야 알았다. 고마리는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 예쁘게 보인다. 사람도 그리 하면 얼마나 좋으랴.

 

 

집 가까이서 만나는 이런 풍경이 정서적 갈증을 해갈시켜 준다. 따스한 유년의 추억에 닿아 있기 때문이리라. 사소할지라도 나에게는 소중한 걸음이며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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