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에서 복수초를 만나다. 성벽 바깥쪽을 걷다가 혹시나 했는데 노란 복수초가 있었다. 이미 잎이 많이 자란 만개 상태였다. 늘 사람으로 붐비는 남한산성 길옆에 복수초가 있다는 게 신기했다. 사진을 찍느라 생육 환경이 망가지는 건 어디나 마찬가지였다. 아예 카메라를 갖고 다니지 않는 게 그들을 도와주는 일이라는 걸 알지만, 예쁜 모습을 담고 싶은 욕망 앞에서 언제나 무너지고 만다.
그런데 봄꽃 중에서 제일 찍기 어려운 게 복수초다. 배경 정리가 너무 힘들다. 이제껏 한 번도 마음에 드는 복수초 사진을 찍어보지 못했다. 눈을 뚫고 핀 복수초를 만나지 않는 한 이런 실망감은 계속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