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을 중심으로 청계산을 한 바퀴 도는 길을 오래전부터 가고 싶었는데 오늘에야 실천에 옮겼다. 시간을 넉넉히 잡기 위해 일찍 집에서 출발해서 대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반시계방향으로 돌았다.
그저께부터 장마가 시작되어 이곳저곳에 소나기를 뿌리고 있다. 등산로에도 물이 흐른 자국이 나 있다. 습도가 높아 시야가 흐리고 끈적끈적한 날씨다. 등산하기에 좋은 철은 아니다. 계곡에서는 산모기도 많이 덤벼든다.
계획했던 코스에서 두 번이나 엇박자가 났다. 한 번은 망경대 전에서 왼쪽으로 가야 했는데 오른쪽 우회로로 접어들었다. 다행히 곧 합류되었다. 그러나 대공원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갈림길을 지나쳐서 통제된 길로 내려갔다. 덕분에 직원한테서 주의를 듣고 현대미술관 쪽으로 안내를 받았다. 그곳은 치유 숲 프로그램을 하는 곳이라 사전에 예약된 사람만 출입할 수 있다고 한다.
나이가 드니 길 찾아가는 감각이 떨어진다. 확인해야 할 때를 모른다. 운전할 때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어찌할 수 없는 노릇이다. 자신하지 말고 더 조심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하산길에서는 산모기 때문에 힘들었다. 또 얼굴 방충망 도움을 받았다. 방충망을 쓰면 모기는 막을 수 있는데 답답하고 시야도 흐려져 걷는 맛이 반감되는 게 단점이다. 그래도 앵앵거리는 모기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는 낫다.
여섯 시간여에 걸쳐 12km를 걸었다.
* 산행 시간: 6시간 21분(휴식 1시간 7분)
* 산행 거리: 12km
* 평균 속도: 2.1km/h
* 고도 변화: 79~610m
* 산행 코스: 서울대공원 - 절고개 - 청계산 우회 - 전망소 - 폭포 - 서울랜드 뒷길 - 현대미술관 - 대공원 주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