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에 통증이 감지된 건 서너 해 전이었다. 새끼발가락 부근의 바깥쪽으로 신발과 제일 많이 접촉되는 부위였다. 만지면 딱딱한 게 잡히면서 누르면 아팠다. 많이 걸으니 굳은살이 생기는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올해 들어서는 걸을 때 절뚝거릴 정도가 되었다. 견디다 못해 병원에 갔더니 티눈이 세게 생겼다고 한다. 석 달째 냉동치료를 받고 있다. 초기에 손을 봤으면 쉽게 고쳤을 텐데 뿌리가 깊어선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저께는 의사한테 야단을 맞았다. 걷는 걸 조심하지 않으면 치료가 잘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쉽게 재발한단다. 사실 티눈을 가볍게 보고 치료 중임에도 전혀 조심하지 않았다. 통증이 가라앉았다고 이산 저산을 쏘다녔다. 쉽게 나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만만치 않다.
내 일상의 행복은 많은 부분 걷기에서 온다. 걷는 데 지장이 생긴다면 삶의 즐거움은 반감되고 말 것이다. 언젠가는 그럴 날이 찾아오겠지만 최대한 늦추고 싶다. "넌 자유롭게 걸어 다닐 수 있어 좋겠구나." 더 늙어서도 이런 소리를 듣고 싶다.
이 세상에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티눈도 대개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이 원인이라고 한다. 딱딱한 신발 때문에 불편했던 적이 있었는데 꽤 오래전 일이다. 사소한 티눈일지라도 한 번 생기면 골치 아픈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