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화가 공자를 만나고 싶어하였으나 공자는 만나주지 않았다. 공자께 돼지를 보내왔다. 공자는 그가 없는 틈을 타서 사례를 하려고 나섰다. 도중에 그를 만난즉, 공자더러 말하기를 "오십니까! 나하고 이야기 좀 해 보십시다." 하고는 "보물을 간직하고서도 나라의 혼란을 그대로 두는 것이 사람다운 일일까요?" "옳지 않지요." "일하기를 좋아하면서도 때를 놓치는 것이 슬기로운 일인가요?" "옳지 않지요." "날과 달은 덧없으니 세월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공자 말씀하시다. "옳습니다. 나도 쉬 벼슬살아 보겠습니다."
陽貨欲見孔子 孔子不見 歸孔子豚 孔子時其亡也而往拜之 遇諸塗 謂孔子曰 來 予與爾言 曰 懷其寶 而迷其邦 可謂仁乎 曰 不可 好從事 而기失時 可謂知乎 曰 不可 日月逝矣 歲不我與 孔子曰 諾 吾將仕矣
- 陽貨 1
공자의 완곡한 거절법이라고 할까, 상대의 말에 동의를 해 주면서 은근히 자기 뜻을 밝히고 있다. 양화는 평판이 좋지 않은 사람이었다. 정치를 난폭하게 한 것 같다. 이 일 전인지 후인지는 모르지만 얼굴이 양화와 비슷하다 해서 공자도 곤욕을 치른 바 있다. 같이 정사를 논의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두 사람의 대화만 보면 공자가 양화에게 설득당한 것으로 보인다. 공자의 고단수인지도 모른다. 이렇게 대응하면 상대도 어찌할 수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