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310]

샌. 2018. 10. 7. 11:09

선생님이 무성 지방에 가서 풍류 소리를 들으셨다. 선생님은 방긋이 웃으면서 "닭 잡는 데 소 칼을 내두르다니!" 자유가 대답하기를 "전에 제가 선생님께 듣자옵기를 '참된 인물이 도리를 배우면 사람들을 사랑하고, 하찮은 사람이 도리를 배우면 부리기 쉽다'고 하셨습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얘들아! 언의 말이 옳다. 앞서는 거저 농담으로 한 말이다."

 

子之武城 聞弦歌之聲 夫子莞爾而笑曰 割鷄焉用牛刀 子游 對曰 昔者偃也 聞諸夫子曰 君子學道則愛人 小人學道則易使也 子曰 二三者 偃之言是也 前言戱之耳

 

- 陽貨 3

 

 

상황을 정리하면 이럴 것이다. 공자 제자인 자유가 무성 지방을 다스리고 있었는데, 어느 날 스승이 방문했다. 제자가 잘 다스리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칭찬해주고 싶었으리라. 그런데 무성의 풍류 소리를 듣고는 작은 지방에서 즐기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빙긋이 웃었다'는 묘사에서 비난할 의도는 절대 아니었을 것이다. 오히려 대견하게 여겼으리라. 자유는 가만히 있어도 되었을 텐데 스승의 말씀을 내세워, '사람을 사랑하는데'[愛人] 무슨 구별이 있을 수 있느냐고 되묻는다. 공자는 자유가 옳음을 바로 인정한다. 그리고는 "농담이었다"며 껄껄 웃는다.

 

공자와 제자들 사이에 펼쳐진 흐뭇한 풍경이다. 공자학당의 분위기가 어떤지 알 수 있다. 공자는 근엄하기보다 웃고 농담하며 제자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렸다. 이 장면에서는 장난을 좋아하는 어린아이 같은 공자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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