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노을이 고와 동구 밖에 나가다. 저녁 하늘은 지상의 어둠을 더 돋보이게 한다.
사는 게 다 그래, 라는 말로는 위안이 될 수 없는.....
고향 마을은 점점 공동화되어 간다. 사람이 적어서만이 아니다. 남은 사람이나 찾는 사람이나 황폐한 사막들끼리 만난다.
기쁨도 비탄도 스쳐가는 바람일 뿐이다. 인간의 넋두리와는 상관없이 보름 하루 전 달이 먹구름과 서로 희롱을 하며 놀고 있다. 만 년 전, 억 년 전에도 그러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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