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본느낌

어른의 의무

샌. 2019. 10. 4. 11:28

일본의 만화가인 야마다 레이지가 쓴 책이다. 지은이는 각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을 인터뷰하며 존경받는 어른이 되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자신이 찾아낸 내용을 중심으로 노년이 될수록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지은이는 이를 '어른의 3가지 의무'라 이름 붙였다.

 

첫째, 불평하지 않는다.

둘째, 잘난 척하지 않는다.

셋째,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

 

멋지게 나이 드는 비결은 간단하다. 이 세 가지만 실천하면 된다. 반대를 생각해 보면 확실해진다. 매사에 불평만 하고, 잘난 척하며, 무엇엔가 화가 나 있는 노인을 상상해 보라. 누구도 옆에 가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책의 부제가 '어른의 노력이 모든 것을 바꾼다'이다. 주변을 탓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돌아볼 일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겸손한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어른으로서의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래야 어른으로 대접받는다.

 

지은이가 말하는 내용은 아주 단순하다. 원래 단순한 것이 실천하기는 어렵다. 어른다운 어른을 만나기 어려운 이유다. 최근에 70대의 지인을 만났는데 얼마나 큰소리치며 제 자랑을 늘어놓는지 연민이 들 정도였다. 젊어서는 패기로 볼 수도 있지만 늙어서 자기 자랑은 꼴불견이다. 그런 사람은 젊은이나 세상에 대한 불평도 많다.

 

셋 중에서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는 정말 어렵다. 살다 보면 화가 나거나 우울해질 때가 없을 수 없다. 그럴 때 빨리 원상회복할 능력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 나쁜 기운에 집착하면 안 된다. 기분 좋은 상태에서만 따스한 말씨와 밝은 표정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은이가 일본인이어선지 대인관계를 매우 강조한다. 내 모습이 남에게 보이는 면에 너무 신경을 쓰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쨌든 내가 즐겁게 살아야 가족이나 주변 사람에게도 행복이 전염된다. 빈 깡통이 요란하지 않은가. 제 살아온 인생에 만족하며 자존감이 높다면 잘난 척 떠드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만큼 나이를 먹고 보니 좋은 어른이 될 자신이 없다. '꼰대' 소리만 듣지 않아도 다행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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