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다가 보시니 시몬과 안드레아 형제가 호수에 그물을 던지고 있었다. 그들은 어부였다. 예수께서 "내 뒤를 따르시오.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습니다." 하시자 곧 그들은 그물을 버려두고 그분을 따랐다. 예수께서 또 조금 더 가시다가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요한 형제를 보셨는데, 그들은 배에서 그물을 손질하고 있었다. 곧바로 예수께서 부르시니 그들은 아버지 제베대오를 삯꾼들과 함께 배에 남겨두고 뒤좇아갔다.
- 마르코 1,16-20
시몬과 안드레아,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의 제자 그룹 중에서도 핵심 멤버다. '곧'이라는 말에서 보듯 이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 운동에 동참한다. 사전에 예수와 어떤 식으로든 교감이 있었을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깊은 공감이나 동지 의식이 없이는 이런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으리라. 어쨌든 때가 되어서 예수는 함께 일할 제자 겸 조력자를 구해 나간다. 예수가 직접 선택하기도 했고, 소문을 듣고 제 발로 찾아온 사람도 있을 것이다.
뒷날 제자들의 행실을 보면 이들이 온전히 예수를 이해했다고 보기 힘들다. 상당히 곡해한 측면이 많다. 심지어는 예수가 권력을 쟁취하면 입신출세하겠다는 흑심마저 보인다. 이런 제자들의 몰이해로 예수는 끝까지 홀로 고독한 길을 걷는다.
가족과 재산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나선 네 제자의 회심은 대단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마음 비움이 아니었을까. 개인적 야망이나 욕심이 예수 곁에 있었으면서도 예수를 제대로 알지 못하게 눈을 가렸다. 마지막 순간에 얻을 것이 없어지자 이번에는 예수를 '버리고' 도망쳤다. 그것이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모습인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