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단상

우주정거장에서 본 지구

샌. 2021. 1. 25. 09:13

국제우주정거장 ISS(International Space Station)는 16개국이 참여하는 하늘에 떠 있는 다국적 우주 기지다. 크기는 축구 경기장만 하며 지상 400km 높이에서 하루에 지구를 15바퀴 정도 돈다. 400km라면 대략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다. 지구를 사과 정도 크기로 축소하면 우주정거장은 사과 껍질에서 2m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것과 같다. 그래서 맨눈으로도 쉽게 보이고, 성능 좋은 망원경이면 형체까지 뚜렷이 볼 수 있다. 승무원은 여섯 명인데 평균 6개월 정도 체류한다.

 

NASA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우주정거장에서 찍은 지구 사진을 봤다. 우리는 중력에 의해 지구 표면에 갇혀 있다. 지구 전체를 조망하는 넓은 시각을 갖고 있지 못하다. 숲을 보자면 숲 밖으로 나가야 한다. 우주정거장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한다.

 

높은 산에 올라가서 인간 세상을 내려다봐도 느낌이 다른데, 그보다 몇 백 배 멀리서 바라본다면 얼마나 강렬하겠는가. 지구를 벗어나 우주에 나가면 인생관이 달라진다는 말이 충분히 납득이 간다. 지금은 특수 훈련을 받은 사람만이 갈 수 있지만 언젠가는 우주 호텔이 만들어지고 그곳으로 여행을 가는 날이 머잖아 올 것이다. 물론 그때도 돈 많은 소수에게만 해당될 테지만.

 

우리 지구는 금성이나 화성 같은 다른 행성과 비교할 때 아주 특별하다. 너무 특이해서 마치 미지의 존재가 꾸며 놓은 세트장 같다. 저 품에서 살아가는 온갖 생명들은 또 얼마나 귀한가. 그런데 인간은 쪼끄만 땅 한 뙈기로 싸우고 돈을 더 가지려 고군분투를 하며 일생을 허비한다. 우주에서 보면 눈에 띄지도 않는 하찮은 것들이다. 인생을 그렇게만 산다면 너무 허망한 일이 아니겠는가.

 

NASA 홈페이지에서 사진 몇 장을 퍼 왔다.  

 

노스 캐롤라이나 주에 상륙하는 허리케인 플로렌스
허리케인 도리안의 눈
캘리포니아의 산불
마다가스카르의 봄베 토카 만
쿠릴 열도의 라이코 케 화산 폭발
애팔래치아 산맥 지대를 지나가는 수스퀘한나 강
남태평양에서 발생하기 시작하는 태풍
허리케인 플로렌스
필리핀해의 일출 그림자 
보스톤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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